52살인데요, 갱년기가 이렇게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지 몰랐어요
용석맘1시간 전조회 1
저 올해 52살이에요.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갱년기라는 말을 들으면 그냥 얼굴이 좀 화끈거리고 생리가 끝나가는 시기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제가 겪어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오네요.
저는 처음에 잠부터 이상해졌어요.
예전에는 머리만 대면 잘 자는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꼭 새벽 3시, 4시쯤 눈이 떠져요.
더워서 깰 때도 있고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눈이 번쩍 떠질 때도 있고요.
한번 깨면 다시 자기가 너무 힘들어요.
괜히 휴대폰 한번 봤다가 더 잠이 안 오고, 그냥 누워 있으면 또 별생각이 다 나요.
아이들 걱정했다가, 부모님 생각했다가, 앞으로 돈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다가요.
그러고 겨우 잠들면 아침이고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몸이 무거우니까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예전에는 집안일도 몰아서 하고 약속도 잘 잡고 다녔는데 요즘은 외출 한번 하고 오면 진이 빠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제일 당황스러운 건 갑자기 열이 확 오르는 거예요.
가만히 앉아 있는데 갑자기 얼굴부터 목까지 뜨거워지고 땀이 나요.
밖에서 사람하고 이야기하다가 그러면 괜히 티 날까 봐 신경 쓰이고요.
밤에도 더웠다가 추웠다가 반복하니까 남편은 춥다고 하고 저는 덥다고 하고, 요즘은 서로 맞추기도 어렵네요.
그런데 저는 몸보다도 감정 변화가 더 힘든 것 같아요.
별것도 아닌데 갑자기 서운해질 때가 있어요.
남편이 평소처럼 한 말인데도 그날따라 유난히 마음에 걸리고, 아이가 연락이 늦으면 괜히 섭섭하고요.
그러다가 조금 지나면 또 아무렇지도 않아져서
‘내가 왜 그랬지?’ 싶어요.
예전의 저라면 그냥 넘겼을 일인데 요즘은 마음이 제 마음대로 안 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어느 날은 혼자 설거지하다가 갑자기 울컥한 적도 있어요.
딱히 슬픈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눈물이 나니까 저도 당황스럽더라고요.
누구한테 말하면 “다들 그 나이에는 그래”라고 하는데, 그 말이 위로가 될 때도 있고 오히려 더 답답할 때도 있어요.
다들 겪는다고 해서 내가 지금 힘든 게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요즘은 예전처럼 무조건 참으려고 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피곤하면 좀 쉬고, 하기 싫은 약속은 억지로 잡지 않고,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도 만들고 있어요.
갱년기를 빨리 지나가게 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제가 저를 좀 덜 몰아붙이면서 지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50대 초반에 비슷하게 겪고 계신 분들 많으실까요?
저는 요즘 잠 못 자는 거랑 갑자기 기분이 확 가라앉는 게 제일 힘든데, 다들 갱년기 때 뭐가 제일 힘드셨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조금씩 편해졌는지도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