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살인데 아이가 독립하고 보니, 저 빈 둥지 증후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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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독립하면 좀 홀가분할 줄 알았어요.
솔직히 아이 키우는 동안에는 늘 제 시간이 부족했거든요.
밥 챙기고, 빨래하고, 늦게 들어오면 기다리고, 아프다고 하면 신경 쓰고…. 다 큰 뒤에도 엄마 마음은 똑같아서 집에 있으면 계속 이것저것 챙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독립한다는 얘기 들었을 때는 섭섭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나도 좀 편하게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아이가 나가고 나니까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네요.
처음 며칠은 집이 조용해서 좋았어요.
저녁도 간단하게 먹으면 되고, 빨래도 확 줄고, 늦게 들어오는 아이 기다릴 필요도 없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 조용함이 편한 게 아니라 허전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저녁때가 되면 습관처럼
‘오늘은 뭐 해 먹이지?’ 생각했다가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고요.
마트에 가도 아이가 좋아하던 걸 보면 저도 모르게 장바구니에 넣으려다가 다시 내려놓을 때가 있어요.
집에 들어와서 비어 있는 아이 방을 보면 마음이 이상해질 때도 있고요.
연락하고 싶은 날도 많은데 괜히 자주 전화하면 부담스러워할까 봐 참게 돼요.
먼저 연락이 없는 날에는 ‘잘 지내고 있겠지’ 하면서도 조금 섭섭하고요.
그러면서도 이런 제 마음이 아이에게 부담이 될까 봐 티는 안 내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20년 넘게 제 하루의 중심에는 늘 아이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는 학교 걱정, 커서는 취업 걱정, 이제는 독립해서 잘 사는지 걱정….
그렇게 엄마로 사는 게 너무 익숙해져 있었는데 갑자기 그 역할이 줄어드니까
‘그럼 이제 나는 뭘 하면서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남편은 이제 둘이 여행도 다니고 편하게 살자고 하는데, 정작 저는 제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부터 다시 찾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친구한테 이런 얘기를 했더니 빈 둥지 증후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찾아보니 정말 제 마음이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괜히 울컥했네요.
자식이 잘 커서 자기 삶을 찾아간 건 분명 기쁘고 감사한 일인데, 기쁜 것과 허전한 건 또 별개의 감정인가 봐요.
저처럼 아이 독립시키고 나서 한동안 마음이 휑했던 분들 계신가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괜찮아지는지, 아니면 새로운 취미나 일을 일부러라도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됐는지 궁금해요.
이제는 엄마로서의 생활 말고 제 생활도 조금씩 만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