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때

아침에 아이를 보내고 소파에 잠깐 앉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두 시간이 지나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눈에 보이는데 몸을 일으키는 것부터 귀찮고,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듭니다.
이런 아침이 며칠째 이어지면 스스로가 예전과 달라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별일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힘이 없는지, 내가 너무 늘어진 건 아닌지 마음 한쪽에서 자꾸 자신을 탓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아침이 이어질 때
평소라면 금방 했을 설거지를 미루고, 씻거나 옷을 갈아입는 일도 한참 생각한 뒤에야 움직이게 될 때가 있습니다. 친한 사람에게 온 전화도 반갑기보다 받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부터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함께 신호를 보내는 상태입니다.
무언가를 해내지 못한 하루를 두고 의지가 약해졌다고 몰아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평소처럼 움직이는 것보다 쉬운 일 하나를 시작하는 데도 더 많은 힘이 필요한 시기일 수 있습니다.
무기력과 우울은 다른 이야기다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 것과 몸에 힘이 없어 아무것도 시작하기 어려운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마음은 크게 슬프지 않은데도 밥 메뉴 하나를 정하거나 화장품 뚜껑을 여는 일까지 번거롭게 느껴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느낌만으로 특정한 병을 떠올리거나 스스로 상태를 규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 내가 어떤 기분인지, 몸의 피로는 어떤지, 잠이나 식사는 평소와 비슷한지를 천천히 살펴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몸이 먼저 지쳤을 수 있다
40대 후반과 50대에는 예전과 비슷하게 생활해도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밤에 충분히 누워 있었는데 아침부터 개운하지 않거나, 낮이 되면 몸이 축 처지는 날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갱년기 호르몬 변화가 기분과 에너지에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됩니다. 여기에 잠의 질이 떨어지거나 낮 동안 피로가 쌓이면 평소에 가볍게 하던 일까지 훨씬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지금의 나를 예전의 나와 계속 비교하면 마음까지 지치기 쉽습니다. 오늘 몸에 남아 있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고 그 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쪽이 조금 편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아주 작은 하나만
한 번에 다 되돌리려 하지 말고 오늘 하루 아주 작은 하나만 해보세요. 밀린 집안일을 끝내거나 마음을 다잡는 큰 계획이 아니라, 생각할 필요도 없을 만큼 작은 행동이면 됩니다.
- 창문을 열고 잠깐 바깥 공기 느끼기
- 물 한 컵 천천히 마시기
- 현관 앞에 3분 정도 서 있다 들어오기
셋을 모두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를 했다면 오늘은 그것으로 충분했다고 생각하고, 하지 못한 일이 아니라 해낸 작은 하나에 시선을 두어보세요.
이 정도 신호가 오면 이야기해본다
며칠 쉬어도 계속 아무 힘이 없고, 이전과 다른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혼자 참고 지켜보기만 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잠드는 시간이나 식사 모습, 평소 느끼던 감정까지 달라졌다면 현재 상태를 의료진과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무기력이 2주 이상 이어지고 잠·식욕·감정에 함께 변화가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보는 편이 좋습니다. 상태를 스스로 단정하기보다 지금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그대로 설명해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조금 가벼워집니다. 말로 꺼내기 어려웠던 오늘의 마음을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과 나눠보셔도 좋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오늘의 이야기를 편하게 남겨보세요.
갱년기톡에 이야기 남기기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