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 나가기 싫어질 때

저녁에 카톡 알림이 울려 확인해 보니 다음 주 모임 날짜가 잡혀 있습니다. 답장을 쓰려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약속 전날에는 옷장을 열었다가 그냥 닫아 버립니다.
막상 다녀오면 괜찮을 때도 있는데 나가기 전까지는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마음이 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요즘 모임 알림이 뜨면 마음이 먼저 무거워집니다
예전에는 약속이 생기면 무슨 옷을 입을지 생각하는 재미도 있었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일정이 하나 잡히는 순간부터 그날까지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생긴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누가 싫은 것도 아니고 크게 불편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집을 나설 준비를 하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까지 떠올리면 벌써 지치는 날이 있습니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면 괜히 취소할 이유를 찾기도 합니다. 그러고 나면 또 내가 왜 이렇게 사람 만나는 걸 귀찮아하게 됐나 싶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왜 예전 같지 않은지 같이 봅니다
나이가 들면서 하루에 쓸 수 있는 체력도 예전과는 조금 달라집니다. 낮에 해야 할 일을 마치고 저녁 약속까지 다녀오는 하루가 생각보다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모임에서 오가는 이야기도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즐거웠던 대화가 이제는 크게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고, 반대로 내 이야기를 어디까지 해야 할지 고민되는 자리도 생깁니다.
관계를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씩 바뀝니다. 예전에는 자주 만나는 것이 친하다는 뜻처럼 느껴졌다면, 이제는 편하게 오래 볼 수 있는 사이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기 싫은 나를 탓하지 않기
모임을 한 번 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해서 사람이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나에게 편한 관계의 속도와 거리가 예전과 조금 달라졌을 뿐일 수 있습니다.
모임에 나가기 싫어지는 마음은 게으름이 아니라, 관계의 무게가 달라졌다는 신호입니다.
사람마다 편한 사람 수는 다릅니다.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규칙은 없습니다.
오늘 안 나간 자리 하나가 관계를 끝내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 됩니다.
나가는 자리 · 안 나가는 자리 나눠 보기
모든 약속을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모든 모임을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자리에서는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편하고, 어떤 자리에서는 며칠 동안 오간 말을 계속 떠올리게 되는지 천천히 살펴봐도 좋습니다.
- 다녀온 뒤에도 마음이 편하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과의 자리
- 의무감 때문에 계속 참석하고 있는 자리
- 지금은 쉬고 싶지만 관계 자체는 이어가고 싶은 자리
이렇게 나눠 보면 모임의 횟수보다 내가 어떤 관계를 남기고 싶은지가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다음 약속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먼저 안부를 묻거나 편한 날 따로 만나는 방법도 있습니다.
나갈 자리와 잠시 쉴 자리를 스스로 고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다시 편해집니다.
몸이 계속 신호를 보낼 때는
약속을 앞두고 하루 이틀 피곤하거나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모임뿐 아니라 평소 생활에서도 잠이나 식사, 기분의 변화가 오래 이어지고 있다면 그냥 참으면서 지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잠이 얕고 입맛이 떨어진 상태가 몇 주째 이어진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한 번 이야기 나눠 보는 편이 낫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횟수가 예전보다 줄었다고 해서 잘못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내가 편하게 오래 이어갈 수 있는 관계의 크기를 찾아가는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요즘 여러분은 어떤 모임은 나가고, 어떤 모임은 쉬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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